이 책은 일본 홋카이도의 원주민인 아이누 민족이 겪어온 수백 년간의 투쟁과 저항, 그리고 생존의 이야기입니다. 메이지 유신 이후 급격한 근대화와 식민화 과정에서 자신들의 땅과 문화,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싸워온 아이누 민족의 역사는 흔한 과거의 기록이 아닌, 현재까지 이어지는 살아있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흔히 일본을 '단일민족국가'로 생각하곤 합니다. 그러나 이는 근대 일본이 만들어낸 신화에 불과합니다. 홋카이도(옛 에조치)에서 수천 년간 독자적인 문화와 언어, 신앙 체계를 발전시켜온 아이누 민족은 일본 제국주의의 팽창 과정에서 자신들의 땅을 빼앗기고, 문화를 부정당하며, 정체성을 억압받았습니다.
이 책은 4세대에 걸친 한 아이누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메이지 시대부터 현재까지 아이누 민족이 경험한 사회적 갈등과 차별, 그리고 그에 맞선 저항의 역사를 생생하게 그려보았습니다. 치카라, 아시리, 유키, 그리고 렌으로 이어지는 가족의 이야기는 개인의 서사인 동시에 한 민족의 역사이며, 인류 보편의 정의와 존엄성에 관한 질문입니다.
우리는 아이누 민족의 목소리에 귀 기울임으로써, 역사의 그늘에 가려진 진실을 마주하고, 다양성과 포용의 가치를 되새기며,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이 아이누 민족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향한 희망소설이 되는 작은 창이 되기를 바랍니다.